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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Arts & Artists (98)
유원준의 문화/예술 비평
SINAR (眼光) (2015) 3화. 비어있기에 채울 수 있다 팀 보이드(Team VOID)의 팀명은 1화에서 소개한대로 작가 자신들의 ‘비어있음’에 대한 자성적 의미에서 탄생한 이름이다. 그런데 이 ‘비어있음’은 그들의 작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키워드가 된다. 예를 들어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빛의 움직임이라던지, 혹은 그러한 변화에 의해 달라지는 공간의 느낌은 이미 그들의 시도가 자신들을 채우는 것을 넘어 그들의 작업 형태를 설명하는 그 무엇임을 이야기해 준다. 2015년작 의 경우에도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난다. 어두운 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전구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감지하여 불을 밝히게 된다. 즉,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공간이 구성되는 상호작용적인 예술 작품이다. ‘로봇과 ..
Light Wave (2014) 2화. 쓸.고.퀄 예술가가 되다 최근 ‘쓸.고.퀄 : 쓸데없이 고 퀄리티’이란 표현이 왕왕 사용되곤 한다. 기능적으로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쓸데없이? 너무 잘 만들어진 것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예술가의 작품에도 해당한다. 특히 팀 보이드의 작품은 더욱 그러하다. 가령, 그들이 수년 전부터 제작하고 있는 를 살펴보면, 그리 실용성이 없어 보임에도 상당히 고 퀄리티로 제작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218개의 피스로 구성된 이 작품은 회전하는 LED 모듈에 의해 빛이 변화한다. 매우 평면적이지만 때로는 빛의 움직임에 의해 깊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빛의 변화되는 궤적을 바라보면 왠지 황홀해지지만, 동시에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
1화. 미대를 나와야 작업하나요? 목적지까지 도달하기 위한 경로에는 항상 보다 빠른 길과 좀 더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길이 존재한다. 다만 어떤 길이 더 경치가 좋을지 혹은 어떠한 경험을 하게 될지 심지어는 어떠한 길을 통해 결국 목적지에 더 빠르게 도달할지를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이들의 시작도 그랬다.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구는 가득한데, 그들의 시도는 자신들이 몸담고 있는 공대의 프로그램 안에서는 설명되기 어려웠다. 쓸모없는 것들이라고 누군가 그들의 시도를 폄하할 때쯤, 그들은 자신들이 예술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팀 보이드(Team VOID)의 시작은 이러했다. 자신들의 시도는 쓸모없는 무언가로 보기엔 거창했고 그렇다고 취미라고 보기엔 진지했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친..
Followers : 기억의 잔여물 기억은 불분명한, 그러나 누구에게는 너무나도 선명한 이미지이다. 이러한 간극으로부터 우리는 매우 굳건하게 인식되어온 역사의 한 장면이 때로는 실체없는 흔적과 같은 이야기, 구전된 설화의 가벼움으로 기억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 더유닛은 이러한 맥락에서 역사로서 기억되지 못한 흔적과 같은 이야기를 추적한다. 우리는 문화/문명의 발전 단계에서 구축된 다양한 기억의 역사(상징)을 마주해 왔다. 그러나 그것의 목적이 지나간 흔적의 기억과 추모, 되새김과 앞당김의 역할이었음을 우리는 종종 망각한다. 이는 상징이 지닐 수 밖에 없는 의미의 고정으로부터의 역설이다. 제주는 다채로운 상징적 의미로 뒤덮힌 지역이다. 다만, 그러한 의미 부여의 주체가 외부적인 것임을 부인하기는 쉽지..
공지영의 에세이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를 보면 아주 사소하고 가벼운 일상이 모여 우리의 삶을 이룬다는 어쩌면 매우 보편적일 수 있는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그러나 때로는 사뭇 진지하고 엄숙한 예술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접근이 가능하다. 금년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의 국외 입주작가인 알렉스 리켓(Alexander James Rickett)의 작업이 그러하다. 그것도 아주 획기적인 방식으로 말이다. 알렉스는 매우 팝 적인 작가이다. 다만, 팝 아트에서 주요하게 사용된 기법이 매우 현재화되어 그의 작품에 활용된다. 그는 디지털 이미지를 오리고 붙혀서 (사실, 디지털 이미지를 오리거나 붙일 수는 없지만, 그의 작업은 crop, copy & paste와 같은 디지털 편집 기법 용어보다는 아날로그적인 자르고 붙..
A.I Art에 관한 비평/평론이 필요한 시간 !? http://www.iflscience.com/technology/ai-creates-rather-wonderful-art-that-fools-critics-its-not-humanmade/
John Gerrard, , 2014 ‘뉴욕 맨하튼 한복판에서 네바다 사막의 황량한 풍경이 펼쳐진다면’ 링컨센터(Lincoln Center)는 지난 2014년 뉴욕의 공공예술기금(Public Art Fund)의 후원 을 받아 아일랜드의 미디어아티스트 존 제라드(John Gerrard)의 를 선보였 다.이 작품은 네바다 사막에 위치한 태양열 발전소와 주변 사막의 시시각각 변화하는 풍경을 실시간으로 뉴욕 한복판에 전송하는 설치 작품이다. 복잡한 도시 속에서 이러한 풍경을 마주 하는 것은 분명 매우 생경한 경험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실 이 작품은 실시간으로 관측된 실제 풍경의 모습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구성한 하이퍼-리얼한 작품이다. 태양의 위치에 따라 반사각을 조정하는 10,000개의 태양열 거울로 둘러쌓..
Scroll Down Journey / HD 2D animation, 6’20”, 2015 #1 고정된 개체, 변화하는 현실 화면 중앙에 작은 자동차가 나타난다. 화면은 빠르게 자동차의 움직임을 쫒는다. 모든 것이 숨 가쁘게 변화하지만 자동차와 화면은 고정되어 있다. 익숙한 풍경들을 스쳐 지나가는 순간에도 중앙의 자동차는 화면의 중심을 지킨다. 자동차에 뒤따르는 연기만이 자동차의 움직임을 드러내며 어딘가를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짐작하게 만든다. 최성록의 신작 는 우리에게 이와 같이 고정된 개체로부터 변화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현실 속의 개체가 변화하는 것이 아닌 고정된 개체 주변을 현실이 변화하며 쫓는 것이다. 과거로부터 우리에게 현실-세계는 고정된 상수 값으로 존재했다. 변화하는 것은 그 ‘세계 속의 ..
과거로부터 예술은 일종의 가상적 사건이었다. 동굴 속에 황소를 그려 넣을 때에도 그 황소는 당시 그린 이의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이미지로서 기능했고 또한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도 황소는 그저 벽에 그려진 대상을 넘어 실제 황소를 그 장소에 현전시키는 마법과 같은 환영으로 존재했다. 우리가 이러한 사건을 예술이라 규정하는 이유도 그것이 어떠한 사실 자체만을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로부터 다양한 상상력이 더해진 무한한 사유의 장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술에 있어 이미지가 정지해 있다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는 요소는 아니었다. 오히려 이미지의 운동은 사유의 확장을 저해하는 반-사유적 요소로서 취급되기도 하였다. 일찍이 초기 영화의 놀라움이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 되지 못하고 보는 이들..
THE STREAM screening : 이정민 @ The MEDIUM
THE STREAM screening : 박병래 @ The MEDIUM 스크리닝 작품 1. 2. 3. 4. 5. 6. 7. part I / II / III 8.
, public installation 2006 -13 디지털 미디어는 과거의 미디어를 흡수하고 통합하여 새로운 메타 미디어로서 과거의 미디어를 재매개한다. 다분히 새로운 미디어처럼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것을 분해해보면 과거 우리가 사용해왔던 몇몇 미디어들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미디어의 재매개, 즉, 흡수와 통합은 미디어의 근본적 성질이 디지털로 바뀌면서 가속화된다. 디지털은 0과 1, 두 숫자들의 집합으로 우리 세계를 코딩한다. 따라서 물리적 근거를 지닌 과거의 것들은 지시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추상적 기호 덩어리로 변환된다. 우리는 이로부터 매우 기능적이고도 편리한 쾌적한 미디어를 마주하게 되었다. 시간을 필요로 하는 혹은 공간적 한계에 묶여있던 미디어는 이로부터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로 ..
Trace_no.01_UNRAVEL, Ratio 2500/1080 . 10Min. 2015. NB. Stereo . No dialogue 그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백색의 공간 속에서 부유하며 나지막히 읊조린다. “이제 나는 여기서 꿈을 꾼다. 당신과 함께 꿈꾸던 아름다운 기억들을 잃어버린 채” 작가 노트 중 - #1 고정된 불안감 서정희의 작업에서 무언가에 대한 지속적인 메시지를 발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파리와 서울을 오가며 그녀가 제작해 온 영상 작품들은 우리 자신과 사회를 둘러싼 다각적인 의미 층을 형성하고 있으며 그 맥락 또한 상이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몇몇 메타포를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첫 번째로 제기되는 메타포는 불안감이다. 초기작인 와 로부터 최근작인 에 이..
타자라는 존재는 항상 이중성을 갖는다. 이러한 이중성은 자기 지시적 모습으로 드러나는 존재의 또 다른 영역이다. 타자의 존재의 영역은 사건에 대한 해석을 통해 우리의 인식 속으 로 들어온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서 종종 시선의 이중성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이 바로 타자의 이중적 측면을 감지하는 때이다. 사건을 마주할 때 우리는 그 사건 을 보며 때로는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지만, 또 다른 경우 타자의 가면을 뒤집어쓰고 전혀 다른 각도의 해석을 내어놓는다. 만약 타자가 필연적으로 이중성에 노출되어 있다면, 이 러한 역할 전환에 따른 태생적 속성에 기인한 것이리라. 타자의 유형 또한 다양하다. 이데롤 로기적으로 볼 수도 있는 이 존재 유형은 결국 우리를 둘러싼 사회 속에서의 주체와..
우리가 마주하는 세계는 이미 직접 체험의 세계를 넘어 매체에 의한 간접 경험과 그것으로부터 야기된 가상의 정보 덩어리들에 대한 해석 문제로 점철되고 있다. TV의 뉴스 속에서는 너무나도 익숙한 얼굴들이 보이고 그들로부터 야기된 사건에 대한 보도들로 넘쳐나며, 인터넷을 통해 현실에서 만난 적도 없는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자신이 보여주는 스스로의 이미지는 실제의 본 모습이 아니며, 타인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미 이러한 사실은 우리 모두가 공유하는 당면한 전제가 되어버렸다. 다만, 이렇듯 부유하는 흐름 속에서 모든 것은 가벼워진다. 그리고 이 가벼운 정보들이 우리의 존재의 무게까지 잡아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 덩어리들이 지닌 유령적 속성을 기억해야 한다. 이것이 정보의 가상적 체험의 수준을 ..
, 2013 예술과 과학의 융합 시대이다. 모두들 저마다 기초 과학의 중요성, 그리고 이러한 기초 과학과 응용 과학/학문 심지어 예술과의 융합을 이야기한다. 융합이란 서로 다른 물질들이 녹아서 합쳐지는 현상을 일컫는다. 즉, 합쳐짐의 대상은 서로간의 다름을 전제한 상이한 것들이며, 이러한 합쳐짐에 의해 하나의 상태로 귀결된다. 그러나 반문해보자. 우리가 융합하고자 하는 대상들이 정말로 서로 다른 대상들인가? 그리고 서로의 거리를 그만큼 전제한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들인가? 원동민의 문제의식은 여기에서 시작한다. 과거 하나였던 혹은 이미 완전체로 존재했던 것들을 세분화시켜 발전시켜온 것인데, 다시금 이러한 분화를 융합하려는 시도가 부질없게 보이는 탓일지도 모른다. 물론, 현실에서의 이들은 이미 각자의 영역..
박형준, , 2014 박형준의 작업은 우리의 내면에 관한 탐구이다. 그의 작품 는 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 자기공명영상)를 통해 스스로의 신체를 스캔한 영상 이미지인데, 우리는 이로부터 신체 내부에 관한 상상하기 어려운 생소한 이미지를 마주하게 된다. ‘우주 속에 내가 있고 내 안에 우주가 있다’라는 고대 인도의 우파니샤드(upaniṣad) 철학, 즉 ‘범아일여(梵我一如)’ 사상을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직접적인 촬영 영상을 통해 나타난 우리 몸 속 장면들은 낯설고 생경하여 마치 새로운 세계를 항해하고 탐사하는 과정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상은 우리의 장과 위를 통과하여 폐와 심장을 지나 뇌까지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마치 하나의 여정처럼 그려진다. 매우 익숙한 몸 속 장..
EXPERIMENTAL FILM / ANIMATION . ONE CHANNEL VIDEO PROJECTION . HD. 16/9 . 3Min. 2014. Color& NB. Stereo . No dialogue 에로스의 황금화살에 맞은 명계(冥界)의 신 하데스는 처음 본 제우스의 딸 페르세포네에게 사랑을 느낀다. 결국 그녀를 자신이 사는 지하세계로 납치하게 되는데, 이후 제우스의 중재로 페르세포네는 3분의 1은 지하세계에, 3분의 2는 대지의 신인 어머니(데메테르)의 품에서 살게 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하데스와 페르세포네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이야기의 행간을 추측하여 페르세포네에 관한 다른 접근들을 시도한다. 폭력적 남성과 수동적 여성, 그리고 여기서 나타나는 여성의 대-남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