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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준의 문화/예술 비평

홍티아트센터, 엄정원 작가 개인전 도처에 존재하는, 그러나 어디에도 없는 환상의 섬이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사람들의 환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섬이다. 섬의 실체를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해보려 한다. 매일 접근할 수 있는 곳은 아니기에 또한 기상 조건이 허락할 때에만 보이는 섬이기에 이러한 환상이 증폭되고 있는 까닭이다. 구전 설화는 대략 이런 조건에서 만들어진다. 실체에 가까이가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 현상이 불쑥불쑥 우리의 삶 속으로 침투하게 된다면 현상은 어느새 일루젼 그 자체로 존재하게 된다. 다만 이 섬의 실체가 설령 환상 속의 그것과 다르더라도 실체가 환상을 오염시킬 수는 없을 듯하다. 그러기에는 환상에 관한 사람들의 믿음이 굳건하며 따라서 현실을 마주하는 일 조차 쉽사리 시도되지 않기 때문..
Arts & Artists
2020. 2. 24.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