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준의 문화/예술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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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7 어떤 기자와의 인터뷰 _국민일보

yoo8965 2020. 8. 27. 15:42

 

K-POP Square 미디어파사드 by District

 

 

전화가 여러통 와있어서, 뒤늦게 전화를 했다.

남겨놓은 문자를 보니, 예전에 잠깐 강연때 만났던 국민일보의 기자였다.

 

통화의 내용은 최근 특정 미디어파사드와 관련된 건. 삼성동의 K-POP Square의 작업과 같은 시도가 진행되고 있단다.

간단하게 자신의 소속을 밝히고 난후 바로 질문이 이어졌다. 이런 종류의 작업을 '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는지.

 

사실, 기자라면, 그리고 어떠한 내용을 취재하고 있다면,

그것이 자문이건, 인터뷰이건 대상자에게 현재 맥락을 설명하고 그 이후에 질문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면서도 지금 이게 어떠한 맥락에서 진행되는지 몰랐기때문에,

일정 정도의 답변을 한 후, 기자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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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 "지금 어떠한 기사를 작성하는지 설명도 안해주시고 바로 질문을 주셔서 답을 하긴 했는데,,, 좀 당황스럽습니다."

기자 : "말씀드린 것처럼, 특정 A와 같은 시도를 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는지에 관한 거에요. 그래서 이걸 미디어아트로 볼 수 있나요?"

 

본인 : "기자님. 제 이야기는 그럼 이러저러한 기사를 준비하고 있고, 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고 미리 말씀주셔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기자 : "지금 말하고 있잖아요.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부분은 죄송한데,,, 그래서 기사 내용에 포함되는 것이 싫으신 건가요?"

 

본인 : "아뇨. 그런것이 아니라, 저는 어떠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바로 질문을 주셔서 답을 하긴 했지만, 미리 어떠한 맥락에서 취재를 하고 있는지 밝혀야 하는 것이 아닌가요?"

기자 : "제가 죄송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매번 이렇게 취재를 해서요. 어떻게 하시겠어요? 기사에 포함시키지 말까요?"

 

본인 : "..... 네 전 이렇게 취재하시는 것은 상대방에게 매우 실례되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의견을 기사에 내보내지 말아주셔요. 그리고 많은 분들과 인터뷰 내지는 통화 진행하실텐데,, 지금처럼 진행하시는 것이 좋은 방법이 아니신 것 같습니다."

기자 : "알겠습니다" (통화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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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내용은 물론 기억에 의존한 것이지만, 최대한 통화 내용에 가깝게 적어본 것이다.

 

그리 길지 않은 통화였음에도,,, 참 불쾌한 시간이었다.

 

정중하게 통화 내용에 관해서 문의하고 어떠한 맥락에서 취재를 하는지 공지를 해야한다는 나의 질문과 말들은.

기자의 단답형 말들에 묻혀버렸다.

...

 

물론, 기사의 마감 기한이 급했을게다.

알고자 하는 내용에 대한 답이 우선적으로 듣고 싶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터뷰 대상자에 대한 예의 문제는 고사하더라도.

어떠한 맥락에서 진행되는 기사인지, 또한 통화하고 있는 사람의 스탠스는 어떠한지를 파악하고 알려주는 작업은

결국 기사의 내용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는 또 하나의 정보이다.

 

따라서 결국, 이와같은 취재 형태는 그 기사의 전문성을 갉아먹는다.

불쾌함을 넘어 이런 형태로 진행되는 기사가 참으로 많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통화였다.

 

아마도,,, 이전까지 이런 방식으로 취재를 해도,,, 답변을 하는 여러 대상자들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아닌 것은 아닌거다.

 

언제쯤 우리는 진정성있는 기자를 만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