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아반테(CN7) 디자인에 관한 잡설

아반테 CN7 'N Line' 렌더링 이미지

신형 아반테 디자인을 보면서 깜짝 놀랐습니다. 

 

지난 버젼이 '삼각떼'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좋지 않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것을 상기해보자면, 후속 디자인은 다소 보수적 방향을 취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그 예상을 보기좋게 뒤집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행보로 보기에는 믿기지가 않네요.

 

이번 아반테의 디자인은 매우 과감하고 공격적이며 컨셉카가 아닌 판매용 차량의 디자인이라고 보기에는 굉장히 실험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차량의 각 면들은 마치 보석을 세공해놓은 것처럼 날카롭게 각이 서있어 조명에 의해 드리워진 그림자를 이미 디자인 구성 속으로 포함시켜 놓은 듯 하죠. 사실 이러한 시도는 차량 이외의 상품에서는 간혹 발견되는 디자인 문법이긴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이리버'의 '아스텔엔컨(Astell&Kern)' 제품들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그 시작이 되었던 'AK240' 모델이나 그 과정을 컨셉추얼하게 제시하기까지 한 홈 플레이어 모델인 'AK500'을 보면 이러한 디자인 언어가 산업용 제품에서는 이미 많이 차용되어 왔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1) 일찍이 '노키아(NOKIA)'에서 자사 휴대폰에 부분적인 디자인 큐로 활용을 했었고 건축(실외,실내,조명 등) 분야에서는 현재까지도 잘 먹히는 디자인 스타일 중에 하나입니다.

 

dkThe SR25 retains the angular Astell&Kern design languageAstell&Kern

 

이런 디자인 언어를 '패싯(Facet) 디자인' 혹은 '패싯 다이어그램(Diagram)'이라고 합니다.

 

'패싯'이란 단어가 보석의 깎인 면을 의미하는 것이니 (기하학에서) 사물이 가지고 있는 단면을 새롭게 보이게 만드는 기법 정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2) 보석을 세공할때 빛이 어떻게 반사되어 산란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 결국 그 단면의 깎임이니까요.

 

 

예술 분야에서도 이러한 시도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작가로는 회화 작가인 '악셀 브레첸스바우어(Axel Brechensbauer)'와 조각 작가인 '필립 K 스미스(Phillip K. Smith III)', 뉴질랜드 출신의 '벤 포스터(Ben Foster)'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전 아반테의 디자인이 이들 중 특히 필립의 작품에 영감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Ben Foster, <The Gold Deer>, 2018. Aluminium, waterborne automotive paint. 1440 x 1250 x 460mm. Edition of 3.

Axel Brechensbauer, <Modern Painters >, 60x37x30cm

Phillip K. Smith III, <Light + Shadow Works Exhibition>, 2015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시각적 요소를 시대를 더욱 거슬러 올라가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의 1912년작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넘버 2》에서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요. 물론 패싯 디자인은 보석 세공에서부터 유래된 디자인 기법인만큼 회화적 시도와는 구분되는 것이겠지만, 결국 패싯 디자인이 사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면들의 조합,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에 착안한 지점을 고려해보자면 뒤샹의 해당 작품만큼 시간적 요소를 고려한 이미지의 변화를 시각화한 작품도 드물기 때문입니다.

 

글이 장황해졌지만,,, ㅎ 결론은 매우 심플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아반테의 디자인, 현대의 행보는 너무너무 반갑고 칭찬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특히 엊그제 공개된 듯한 N 라인의 자태는 너무 멋지네요!!!)

 

아반테 CN7 'N Line' 렌더링 이미지

 

References

 

e-thynne0912-dc3.blogspot.com/2011/11/mission-facet-design.html

Mission - Facet Design

www.facetdiagrams.org/

facetdiagrams.org

 

(1) 아스텔엔컨은 자신들의 디자인에 관하여 빛과 그림자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Distinctive Design

The way of reproducing the true sound of music from digital formats is similar. Nothing more or nothing less. The design motif of Astell&Kern reflects the philosophy of music and sound. Hence, the “light” and “shadow” are the inspiration of Astell&Kern.

https://us.astellnkern.com/

Astell&Kern US Online Store

(2) en.wikipedia.org/wiki/Facet_(geometry)

Facet (geometry) -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