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준의 문화/예술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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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is Vuitton Tambour Horizon : 스마트 워치에 관한 오해

yoo8965 2019. 12. 9. 21:23

Louis Vuitton Tambour Horizon @ Louis Vuitton

 

한동안 잠잠했던 시계에 대한 욕망이 설마 스마트워치로 다시 시작될 줄은 몰랐다.

 

아무래도 직업이 디지털 매체로부터 변화하는 것들에 대한 연구인만큼 전향적인 자세로 디지털 장치들을 바라보고 있었지만, 사실 마음 속으로 여전히 아날로그 혹은 올드 미디어에 대한 향수를 가지고 있었으니...

 

매일 접하는 차량은 기계적으로 작동되는 일종의 기계-생명체로서 의미가 있었으며 손목에 차는 시계 역시 아주 작은 기계-장치-세계로서 그저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그 무엇이었다. 예전부터 이상하게도 비싸기만 하고 기능적으로는 그리 신통치 않은 오토매틱 시계들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은 이런 맥락에서였을게다.

 

이번의 지름 역시. 그 시작은 매일 차고 다니던 기계식 오토매틱 시계가 멈춘 사건으로부터였다. 이 녀석을 다시 고쳐서 사용하긴 해야겠는데 나름 명품이랍시고,,, 그저 수리하고 오버홀 하는 데에만 너무 높은 계산서가 나와버렸다. 사람의 마음이 간사한 것이,,,, 고장난 것을 수리하는 데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게 되면,,, 역설적으로 새 것을 보게 된다^^; 그러다 동명의 제품이 스마트 워치 버젼으로 나온 것을 알게 되었다.

 

애플에서 애플워치를 발매할 때에도,,, 그들이 에르메스의 가죽으로 줄질을 유도할 때에도 그리 큰 감흥이 없었다. 사실 시계 애호가에게 있어 줄질이란, 매일 갈아입는 속옷과 같다. 아무도 모르고 자기만 아는 변화이지만, 그것이 어쩔 때에는 너무나도 큰 만족감을 주곤 한다. 애플은 그걸 잘 알고 있는 것 같긴 하지만 시계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그 브랜드의 헤리티지란 나름 중요한 구매의 기준이 되곤 한다. 그런 면에서 애플워치는,,, 음... (에르메스도??^^;)

 

여튼, 각설하고 애플은 또한 에르메스 라인을 제외하고서는 그다지 끌리는 스트랩 라인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히려 원래 착용하고 있던 스트랩들을 사용할 수 있는 훨씬 더 비싼 땅부르 스마트 워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땅부르 호라이즌(Tambour Horizon)은.

케이스 크기 42mm. 390×390 해상도의 1.2인치 원형 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으며, 안드로이드 웨어 2.0으로 구동된다. 내부에는 퀄컴 스냅드래곤 2100 프로세서를 비롯해 512MB 램, 4GB 저장공간이 탑재되었다고 한다. 역시 스마트워치라 이런 스펙들이 나름 중요하다. 그런데 정말 모순되고 역설적인 사실은, 이 시계를 구입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스펙들은 그리 중요한 고려사항이 아닐 거라는 거다.

 

내 경우에도 이 녀석이 그리 스마트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 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배터리도 그리 오래 못가고,,,, 애플 워치처럼 기능이 많지도 않다. 다만, 만듦새는 그래도,,, 갤럭시 워치보다는 낳은 것 같고,,, 애플 워치 정도 되려나? 여튼 그정도의 마감 퀄리티를 보여준다. 그리고,,, 루이비통의 다양한 스트랩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넘들이 아주아주 교활한 것이,,, 구매하고서야 알았지만, 스트랩의 채용 방식을 바꾸어서,,, 기존의 줄들을 사용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새로운 스트랩 시리즈를 계속 소개하고 있어서,,, 추가 지출이 예상되는 상황 ㅠ.ㅠ

 

여튼 그다지 스마트하지 않지만, 약간은 멍청한,,, 이 녀석에게 정이 간다^^;

스마트워치가 스마트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리하여 매우 타당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스마트워치이기 이전에,,, 그냥 시계이기 때문이다. 전자 회사들이 굳이 시계까지 만들어서 판매해야 겠다면,,,  그리고 그것을 명품과 같은 수준의 가격표를 매기고 싶다면,,, 이런 모순된 소비의 욕망을 이해해야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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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스트랩이 부착된 호라이즌들 / @ yottaby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