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원준의 문화/예술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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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3. Blackberry or Nothing

yoo8965 2018. 8. 3. 11:58

Blackberry or Nothing : 블.베.병에 대한 단상


이 몹쓸 블베병.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이 증상을 여러 해 겪으며 떠오른 것들을 정리해 본다.

사실 난 원래부터 블랙베리 성애자는 아니었고 그보다는 작은 기기에 달려있는 키패드를 좋아하는 아날로그 기계 덕후에 가깝다. 다만 요즘 그런 기기라고는 블베밖에 없으니 어쩔수 없는 블베 환자가 되는 것이지... 아마도 정말 블랙베리를 좋아하는 이들과는 발병원인과 증세가 다를 수도 있겠다.

Always on, Always Connected !!
블랙베리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것은 그들의 첫 '블랙베리 5810'이 시장에 나온지(2002) 한참 후의 일이지만, RIM이 주창했던 항상 인터넷에 접속해있는 (대기 상태의) 기기라는 설정은 당시 매우 신선한 것이어서 당시의 PDA 및 전자수첩 등의 기기들은 이에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내 경우엔 블랙베리보다는 팜(Palm)을 사용했었고(Vx), 클리에 등에 빠져있던 시기라 블랙베리는 명기라 불리우는 9700/9900 등에 와서야 사용해보게 되었지만, 초기 기기부터 매니악한 특성을 가지고 있던 회사였음은 틀림이 없다. 이렇게 잊혀졌던 블랙베리를 다시 고민해보게 된 것은 최근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블랙베리 프리브 때문인데,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를 잃어가는 블랙베리가 "Blackberry for All"을 외치면서 부활?시킨 기종이었다. 사실, 쿼티 중에서도 슬라이드-쿼티를 너무나 좋아했기 때문에,,, 국내에 정식 출시도 되기 전에 병행수입제품으로 구매를 해버린 제품.


블랙베리의 첫번째 '삐삐(Pager)' Blackberry 850 (1999), 멋진 퀴티키패드 !!!

지금봐도 뭔가 설렘을 주는 Blackberry Bold 9000 (2008)


사실 처음 사용해본 사용해본 블랙베리류의 기기는 블랙베리를 따라만든 삼성의 블랙잭(Blackjack, i607, samsung)이었다.

풀 쿼티 키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이자 윈모(WM. window mobile) 기반의 기기라니... 아이폰이 나온 후 스마트폰의 판도가 바뀌기 전에는 나름 멀티미디어 기능이 훌륭했던 기기라 할 수 있다. 당시 지긋지긋한 GRE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블랙잭을 이용해서 단어장 어플도 사용하고 틈틈히 에뮬을 돌려 예전 패미콤 게임들도 했었으니... 특히 윈도우가 작은 기기의 화면에깔려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만족했던 그런 시기였으니까. (물론 wm의 바탕화면은 약간 다르지만...)


Samsung Blackjack i607 (2007)

이후 사용했던 모디아(Modia, NEC)는 굳이 분류하자면 pda 카테고리에 들어가겠지만 제대로된 윈도우 기능을 사용할수 있었고 나름 쾌적한 타자환경을 제공해서 문서 작성에도 꽤 쓸만했다. 특히 당시의 주류 메모리?였던 CF메모리를 외부메모리로 사용할수 있어서 활용도가 좋았던 기억이다.

모디아, (본래는 NEC에서 만든 시그마리온(Sigmarion, S1553-01K, 2000)


다시 블랙베리로 돌아와서,,,

프리브의 경우엔, 최근 스마트폰에 요구하는 많은 것들?을 떠올려볼때,,, 그리 부합하는 폰은 아니었다. '예쁜 쓰레기'라는 별명?답게,,, 그렇게 빠르거나 멀티미디어 성능이 좋거나 게임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폰은 아니었다. 다만, 나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그런 기능들?을 그다지 사용하지는 않는지라 나름 잘 적응하며 사용하긴 했다. 문제는 쿼티 키보드의 사용빈도가 극히 적다는 점. 슬라이드를 위로 올릴 일이 별루 없다.

하여,, 또 다시 다른 폰의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판매해버리고,,, 다시 잊고 살던 중이었는데,, 이번에 나온 키투(keytwo)를 다시 구매.


우스운 것은 이런 종류의 기계들을 사용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셋팅을 다 하고나면 급속도로 기계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는 점이다. 아마도 최적화 과정 자체를 즐기는 것일텐데, 완성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계를 팔기위해 공초(공장초기화)의 과정을 반복하다보면 일종의 정신병이 아닌지 의심스러운 지경에 이르게 된다.


나는 이러한 (나와같은) 부류들이 세상에 생각보다 많이 존재한다고 보는데,,, 이런 최적화 성애자들은 장르를 분문하고 존재한다.

이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아이폰보다 안드로이드를, 안드로이드 보단 wm, 우분투 등을 좋아함

   -> ios는 이미 최적화 되어있어 손댈 여지가 없음. 굳이 아이폰을 사용하더라도 탈옥 감행.

2. 마찬가지로 OS X 보다는 윈도우, 리눅스, 우분투 등을 좋아함

   -> but 순수 기계 자체의 (미적) 완성도가 Mac이 뛰어나서,,,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3. 에뮬레이터를 가동시켜 다른 os나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 Rom을 설치해보는 것을 좋아함

   -> 마찬가지로 최적화 완료 후 흥미잃음.

4. 높은 확률로 카메라, (음향기기) 덕후들이 많음

   -> but 사진을 찍기위한 도구로서의 카메라가 아닌 카메라 자체를 좋아함. 밤새도록 렌즈와 바디 조합을 바꿔보는 등의 증상을 보인다.

5. 과거, 국내에서는 다소 마이너한 기기였던 MD(Mini Disc) 혹은 클리에(Clie)와 같은 소형 기기들을 좋아했을 확률이 높음

   -> 내 경우엔, 동시에 10가지 종류의 MDP/R을 보유한 적이 있었다^^;

6. 바이크/자동차에 흥미가 높다. 단, 최근의 전자화된 자동차보다는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클래식? 기종에 대한 향수가 있음

   -> 비머의 경우, 최근의 G, F 바디가 아닌 손맛좋은? E 바디 모델들, 바이크는 네이키드 류.

7. 자동차의 경우, 튜닝의 세계에 반드시 빠지게 됨

   -> 이것저것 손대다가 중고차를 팔기전 다시 순정화.



 이상. 블랙베리로 본 기기덕후? or 최적화병에 관한 단상 끝. (간단하게 적으려다,,, 쓰다보니 걸어져서 급...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