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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AR (眼光) (2015)



3화. 비어있기에 채울 수 있다


팀 보이드(Team VOID)의 팀명은 1화에서 소개한대로 작가 자신들의 ‘비어있음’에 대한 자성적 의미에서 탄생한 이름이다. 그런데 이 ‘비어있음’은 그들의 작업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도 매우 유용한 키워드가 된다. 예를 들어 비어있는 공간을 채우는 빛의 움직임이라던지, 혹은 그러한 변화에 의해 달라지는 공간의 느낌은 이미 그들의 시도가 자신들을 채우는 것을 넘어 그들의 작업 형태를 설명하는 그 무엇임을 이야기해 준다.

2015년작 <SINAR (眼光)>의 경우에도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난다. 어두운 공간에 설치되어 있는 전구들은 관람객의 시선을 감지하여 불을 밝히게 된다. 즉, 관람객의 참여를 통해 새로운 공간이 구성되는 상호작용적인 예술 작품이다.


‘로봇과 예술의 만남’

그들의 시도는 다소 복잡해 보이는 로봇 영역에까지 이르렀다. 어쩌면 전자공학, 기계공학도인 두 사람이 다다를 수 있는 당연한 영역일지 모르겠지만, 그들이 만든 로봇의 기능과 용도는 우리의 생각과는 매우 다르다. 생산적인 목적을 지닌 기계가 아닌 오히려 우리의 상식을 전복시키기 위해 로봇은 작동한다. 2015년작 <Robot in the mirror>는 마치 거울 앞에 놓여있는 하나의 로봇처럼 보이는 작품이다. 그러나 실제로 2대의 로봇이 정확한 알고리즘에 따라 맞은편 로봇과 똑같은 움직임을 보인다. 매우 정확한 계산에 의해 로봇은 작동되고 관람객들은 시각적인 착시 효과에 빠지게 된다.


Robot in the mirror, Robot Performance, O-Creative, Korea, 2015


 
로봇은 정확하게 계산된 움직임으로 자신들의 업무를 수행한다. 작가는 이로부터 정밀한 시스템이 지닌 규칙적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인간의 감성 영역과는 정반대에 위치한, 매우 정교하고 치밀한 아름다움 말이다.

“가끔은 작업에서 차가운 느낌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후 논의된 아이디어는 하나의 시스템을 만든다는 목표로 구체화 되어 형태와 모습을 만들어 갑니다. 저희는 이런 논리적인 과정에서 나타나는 완전한 규칙의 아름다움을 지향합니다. 마치 시계 속 톱니바퀴가 움직이는 것처럼요”


“숲이 아름다운 것은 그곳이 비어있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인터뷰 말미에 자신들이 아직 비어있음을 수줍게 고백했다. 대화의 시작점에서, 그리고 마지막의 그 순간까지 작가들은 스스로의 출발점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작업실을 나오며 문득 최하림 시인의 구절이 떠오른 까닭은, 아직도 무엇인가 채울 것이 남았다는 그들의 아름다운? 자신감을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 바람난미술. 팀 보이드 (연재, 3부)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6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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